사람들의 마음을 돌봄으로 함께 행복한 세상을 디자인합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꾸준히 가꿔야 하는 밭처럼, 우리들의 마음 역시 일생 동안 꾸준히 가꿔야 하는 밭입니다. 사람들의 마음밭을 돌보기 위해 상담의 문턱을 낮춘 '토닥토닥협동조합'의 이영희 상담사를 만나볼까요?
간단한 소개 먼저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토닥토닥 협동조합을 이끌고 있는 상담사 이영희입니다. 토닥토닥은 사람의 마음밭을 돌보는 심리상담 카페예요. 상담사뿐만이 아니라 바리스타, 디자이너, 행정 담당자들이 함께 모여 있는 공간이죠.
개인적으로는 대표보다는 ‘상담사’라고 불리는 게 좋아요. 토닥토닥을 운영하는 이유는 대표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상담을 하고 싶어서 거든요. 그리고 지금 제일 많이 하고 있는 일이 현장에서의 상담이기도 하구요.
‘마음밭을 돌본다’ 는 표현이 독특해요. 어떤 의미인가요?
밭은 평생 가꿔야 하잖아요. 봄, 여름, 가을뿐만이 아니라, 겨울에도 아무 농사를 안 짓는다고 엉망진창으로 두면 안 돼요. 늘 가꿔줘야 하는 밭처럼, 마음도 일생 동안 가꾸고, 돌봐야 한다는 의미예요. 건강한 마음밭은 스스로 행복하기 위해서 꼭 필요해요. 행복은 자기가 느껴야 하는 감정이거든요. 주변에서 아무리 ‘너 행복하잖아’라고 얘기해도, 스스로 불행하다고 느끼면, 100억을 가져도 불행한 거예요. 인스타그램을 보면 트렌드가 명확해요. 카페에 가서 차 마시고 있는 사진, 여행 가서 행복해 하는 사진, 운동을 해서 내가 건강해지는 사진. 사람들이 이런 사진을 찍어서 올리는 이유가 뭘까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자기 자신이 행복하다라는 것을 사람들에게도 보여주고, 자기 스스로도 확인하기 위한 행동인 것 같아요. 결국 행복해지려면 자기를 봐야 한다는 의미죠. 그 방법 중 하나가 상담이라고 생각해요. 자기를 보는 것을 도와주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사람들이 자신의 마음밭을 가꾸는 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고 있죠.
어려서부터 상담사를 꿈 꾸셨나요?
대학교에서는 언론정보학을 전공했어요. 심리학 관련 교양수업을 듣게 됐는데 수업을 듣다보니 심리학이 사람에 대해 보다 깊이 이해 하는 데 큰 도움이 되더라고요. 그리고 직업적으로도 상담사는 사람들의 관계 문제나 진로 설정 등 삶의 전반적인 부분에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게다가 원래 전공했던 영화나 광고에서도 사람의 심리를 설득하는 게 중요한데, 설득심리학이 밀접한 관련이 있다 보니 더 흥미로웠던 것 같아요. 그렇게 심리학에 관심을 갖게 되어 복수 전공을 하며 현재 상담사라는 직업을 심리학을 갖게 되었네요.
교양수업을 통해 심리학을 접하셨지만, 상담사님의 선천적인 성향이 심리나 상담 분야에 적합했던 것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맞아요. 사람이 가진 기본 성향은 중요하니까요. 생각해보면 저는 원체 사람과 대화하는 것을 좋아했어요. 제가 다녔던 대학교는, 대부분 학생이 기숙사 생활을 했어요. 밤이면 다들 방에 모여서 연애상담이나 고민 상담을 하는 게 일상이었는데, 제 방에는 친구들이 끊이지 않았어요. 그게 어느 정도였냐면… 제 돈을 내고 야식을 먹은 적이 거의 없을 만큼?(웃음) 그런 경험을 통해서, 내가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조언을 해주는 데 재능이 있구나, 이 방법으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구나를 자연스럽게 느꼈던 것 같아요. 재능을 직업으로 연결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요? 상담사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한 건 대학교 4학년 때, 호스피스병동과 정신병동에서 인턴을 하면서였죠. 호스피스병동에서 죽음을 앞둔 분들을 만났고, 정신병동에서 한 순간의 트라우마로 인생이 무너진 분들을 만나면서, 그야말로 삶이 확 바뀌었어요. 제가 만난 환자 중에는 하나의 충격적인 사건이 그 이후의 삶을 송두리 째 망가뜨린 경우가 많았어요. 소개팅에서 남자의 충격적인 말을 듣고 거식증과 망상 장애가 온 여성분도 있었고, 학교에서 학생들 앞에서 학무모에게 폭행을 당한 충격으로 병원에 입원까지 한 교감 선생님도 있었고, 또 연인의 외도로 실어증에 걸린 분도 있었어요. 그분들의 공통점은 주변 관계에서 상담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는 거였죠. 그래서 ‘왜 도움을 못 받았을까’, ‘왜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을까’ 고민했고, 상담의 높은 문턱이 이유라는 것을 알았어요. 비용의 문제라던가, 상담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 이런 것들이요. 그래서 그 이유가 되는 것들을 내가 해결해보자 결심했어요
그렇게 토닥토닥 협동조합이 만들어진 건가요? 토닥토닥을 준비하면서 6개월 동안 약 500명을 만나서 인터뷰를 했어요. 문제를 더 구체적으로 인식하기 위해서요. 처음에는 정신병동 환자를 통해 두리뭉실 들었던, 비용이나 편견의 문제가 많은 사람을 인터뷰할수록 더욱 구체화되더라고요. 카페라는 공간구성도 사람들의 응답에서 힌트를 얻었어요. 카페같이 편안한 공간이었으면 좋겠다는 응답이 제일 많았거든요. 현재 3만 원의 상담료도 사람들이 제일 많이 체크해준 금액이구요. 한 번은 내담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적이 있어요. '토닥토닥하면 생각나는 것을 한 단어로 표현해달라'였죠. 1등이 ‘친정집’이었어요. 언제나 편안히 방문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였죠. 2등은 ‘아지트’구요. 저희는 이 단어가 마음에 쏙 들어요. 저희가 추구했던 방향이니까요. 실제로 연애상담을 받았던 한 커플이 몇 년 후에, ‘선생님 저 기억하세요? 저 결혼했는데, 그 사람이랑 부부 상담 받고 싶어요’ 라고 연락을 주고, 더 나중에는 자녀, 육아에 대한 상담을 받고... 그런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친정집 같은 존재가 되어가고 있구나’라는 걸 많이 느껴요.
카페에서의 상담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카페 안에 분리된 공간으로 상담실이 마련돼있어요. 그런데 카페에 상담실이 있는 자체가 사람들에게 의미가 있는 거예요. 토닥토닥에 오는 사람들이 카페에 가는 건지, 상담을 받으러 가는 건지 주변 사람들은 알 수 없잖아요. 그래서 토닥토닥에는 상담실이 아닌, 진짜 카페의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요. 그래야 토닥토닥에 상담을 받으러 오는 건지, 커피를 마시러 오는 건지 알 수 없으니까요.
그렇다고 카페가 사람들의 눈을 가리기 위한 수단은 아니에요. 카페부가 따로 있어서 더 좋은 맛있는 음료와 베이커리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그리고 저희 안에서는 바리스타를 레드카펫의 역할을 한다고 표현해요. 처음에 입장할 때 친절한 대접을 받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안정되고, 공간에 대한 호감이 올라가거든요. 토닥토닥에 방문한 분들에게는 그 첫 만남이 바리스타인 거죠. 그래서 토닥토닥에서는 바리스타도 매우 중요해요. 심리적으로도 맛있는 음식과 함께 대화를 나누는 게 더 도움이 되기도 하고요.
카페라는 공간적 특성이 토닥토닥 협동조합의 슬로건인'누구에게나 상담은 필요합니다' 라는 슬로건을 잘 반영하고 있는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을 만나면서 제일 필요하다고 느낀 것은 예방이었어요. 치료가 아니고요. 예방은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받는 게 아니잖아요. 문제가 없는 사람들이 받는 게 예방이죠. ‘예방적 상담’이라는 의미에서 누구에게나 상담이 필요하다고 말한 거에요.
그렇기 때문에 카페의 모습이나 부담 없는 상담비는 ‘예방적 상담’이라는 저희의 미션을 이루기 위한 수단에 불과해요. 한 회당 10만원~15만원 하는 상담을 예방을 위해 쓰기는 어렵잖아요. 그런데 한 달에 3~4만원이라면, 충분히 할 수 있거든요.
많은 사람들이 토닥토닥의 가장 큰 혁신은 카페의 모습으로 상담의 문턱을 낮춘 것이라고 얘기해요. 하지만 저는, 카페의 모습이라는 것은 사실 공간적인 차이에 불과하다고 생각해요. 저희의 진짜 혁신은 예방적 차원의 상담, 장기적 차원의 상담을 보편화시켰다는 거예요. 저희가 세계적인 사례와 논문들을 찾아봤는데 예방적인 차원의 상담을 한다는 건 전혀 없었어요. '예방적 상담' 이것이야말로 굉장히 혁신적인, 저희만의 특징이자 또 저희의 사명인 거죠.
협동조합이라는 점도 특이해요. 조합원들에게 토닥토닥은 어떤 곳인가요
저희는 직원협동조합이에요. 토닥토닥에 들어와서 1년 이상 근무를 해야 조합원 자격이 주어져요. 조합원이 곧 직원인 것을 생각해보면 결코 편한 곳은 아닐 거예요. 상담을 많이 한다는 것은 많은 내담자를 응대해야 한다는 의미고 그러면 에너지도 많이 소진될 수밖에 없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사명감 없이는 하기 힘들어요.
그래서 저는 다른 상담사들에게 이렇게 말해요. '토닥토닥에서 상담사가 된다는 것은 각자가 그 보람을 느끼지 못하면 소진되기 쉬운 구조다. 하지만 자신이 그 보람을 느낀다면 그 어떤 곳보다도 상담사로서의 큰 보람과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고요. 보통 회사들은 대표자 중심으로 미션을 부여하는데, 토닥토닥은 아니에요. 각자가 그 안에서 자신만의 미션을 찾고, 색깔을 가지고 사명감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는 구조라는 것이 상담사들에게는 큰 매력이 될 수 있어요.
정말 많은 상담을 하실텐데 유독 기억에 남는 상담이 있으신가요?
한 사람의 인생이 드라마틱하게 바뀔 수 있다는 걸 직접 느낀 적이 있어요.
50대의 어머님께서 오셨어요. 아들이 공부를 너무 못하는데도 학원을 몇 개씩이나 보내고, 위장전입도 하실 정도로 교육열이 강하신 분이셨어요. 왜 그렇게 교육에 집착하시는지 들어보니까 당신이 못한 공부의 한을 아들에게 풀고 있는 것이더라고요. 가정형편이 좋은 편이 아니었고, 여자이다 보니까 집에서 지원을 안 해줘서 중학교까지 나왔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말씀드렸어요. '어머님께서 직접 하시면 되겠네요'
어떻게 보면 제가 잔잔한 호수에 돌 하나를 던져서 파장을 일으킨 거예요. 하지만 그 한 마디에, 어머님은 생각의 전환을 하셨고, 용기를 내서 고등학교 검정고시에 도전해 합격하셨죠. 그리고 사이버대학에 도전하셔서 학위도 받으셨어요. 그래서 저는 꿈을 다 이루신 거라 생각했는데, 아니더라고요.
상담에 관심을 가지게 됐는데, 석사까지 하고 싶으시대요. 저는 현실적으로 조금 불가능할 것 같다고 말씀드렸는데, 그래도 어머님께서는 가고 싶다고, 제가 당신을 제일 잘 아니까 추천서를 써달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써 드렸는데, 정말로 경북대학교 심리학과 석사 과정에 합격하신 거예요. 지금도 다니고 계세요. 그리고 상담사로서 상담센터에서도 근무하시고요. 과거에 가정폭력을 당하셨는데, 이제는 자기처럼 가정폭력을 당한 여성들을 위해 상담하는 상담사가 되고 싶으시대요. 그래서 얼마 전부터 가정폭력상담센터에서 상담사로 근무하고 계시죠.
이 일들이 저와 한 5-6년 정도 상담을 받으면서 일어난 일이에요. 저는 진짜 이게 영화 한 편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그분은 아들에게 집착하지 않아요. 엄마로서만이 아니라, 개인으로서 자신을 소중히 하며 살아가시죠.
그분이 아들이 고3이던 스승의 날에, 아들 담임 선생님께 꽃다발을 사서 갔대요. 그랬더니 담임 선생님께서 '자신은 어머님의 스승이 아니고, 어머님도 자신의 제자가 아닌데 왜 자신한테 오느냐고, 어머님 스승에게 가세요'라고 말씀하시더래요. 그 얘기를 듣고 바로 달려온 곳이 저였어요. 저한테 오셔서 꽃다발을 주시면서 ‘선생님이 내 삶의 스승이다’라고 하시는 거예요. 제가 그 얘기를 듣고 제가 웬만하면 눈물을 안 흘리는데, 그때는 진짜 눈물이 나더라고요. 이런 경험들은 토닥토닥이 아니면 어떤 공간에서도 불가능한 상담이라고 생각해요.
반면 어려운 점도 있을 것 같은데요? 대부분 상담사가 심리적으로 에너지 소비가 커요. 초보 상담사일 때는 더욱 심하죠. 어려운 사례, 힘든 사례, 가슴 아픈 사례를 만나면 집에 가서도 계속 떠올라요. 그러면 상담사라는 직업을 오래 할 수 없어요. 너무 힘드니까요. 그래서 훈련을 해야 하죠. 상담실을 나섰을 때는 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상담과 삶을 분리하는 훈련이요. 그리고 슈퍼비전을 받기도 해요. 쉽게 말해서 대학교수급의 상담사에게 찾아가서 상담을 받고, 개인적인 분석도 받는 거죠. 그 과정을 통해 에너지를 충전하고 어려움을 이겨내요. 그런데 저는 상담을 하면서 어려웠다기보다는, 토닥토닥을 운영하는 게 어려웠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10명 이상의 다양한 사람이 모인 곳이다 보니까, 각자의 입장과 이해관계가 다를 수밖에 없잖아요. 이런 부분들은 최대한 직원들과 소통하면서 해소하고 있어요.
토닥토닥 협동조합은 현재 경북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지역 기반의 활동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가장 큰 의미는 상담의 문턱을 낮췄죠. 정신건강을 돌보는 것이 일상이 될 수 있도록 말이에요.
그리고 다른 하나는 청소년 교육이라고 생각해요. 교육 프로그램의 기회가 적은 소외된 지역에 가서 방과후 학교를 진행해요.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저희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심리 프로그램들인데, 이 때 저희의 다양한 재능을 최대한 살리죠. 제 전공을 살려서 영화를 만들면서 자기감정을 표현하는 프로그램도 있고, 사진에 재능이 있는 분은 사진을 찍고 전시회를 하는 프로그램을, 그리고 푸드 프로그램도 있고요. 비용도 국가와 교육청에서 100% 지원받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어요.
토닥토닥 협동조합이 우리 사회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취업난이 심해지면서 먹고 사는 문제가 심해지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다른 사람의 아픔까지 돌보기에는 너무 힘든 시대가 된 것 같아요. 나 하나 지키고 돌보기도 힘드니까요. 이런 상황들이 외로움을 더 부추기고, 그 누구도 신뢰할 수 없고 믿을 수 없는, 적막한 세상을 만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토닥토닥을 통해서 이 문제를 해결해나가고 싶어요.
기사를 보면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고 싶어도 기록이 남을까봐 걱정하며 참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 기록들은 모두 개인정보라서 남이 조회를 못 하거든요. 그래도 기록이 남는 자체가 불편하다면 토닥토닥 같은 상담센터에 오시면 돼요. 기록이 전혀 남지 않아요. 결국 쉽게 찾을 수 있는 상담센터가 늘어나는 게 가장 이상적인 해결방법인 거죠.
그래서 창업 컨설팅을 시작했어요. 토닥토닥처럼 전문적인 상담을 진행할 수 있는 곳들이 많아질 수 있도록요.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는 상담센터가 많아지고, 적은 비용으로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곳이 많아진다면 상담의 문턱이 더욱 낮아질 거예요.
저는 사람과 사람이 서로를 지지하고 격려하는 그물 같은 관계로 이루어진 세상을 꿈꿔요. 누군가 넘어질 때 내가 옆에서 받쳐주고, 내가 힘들 때 누군가 옆에서 지지해주는 세상이요. 토닥토닥이 지지대의 역할을 위해 계속 노력하고, 토닥토닥하면서 만난 사람들이 서로에게 지지대가 되어준다면 세상은 충분히 더 바뀔 수 있다라고 생각해요.
마음이 아픈 주변 사람을 위해 개인이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그냥 들어주세요. 조언을 덧붙일 필요도 없고, 생각을 덧붙일 필요도 없이, 그냥 들어주고 곁에 있어 주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상담의 기본은 듣는 것이에요. 후배 상담사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할 때 하는 말이 있어요. 한 시간 동안 가만히 들어주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아느냐고, 말하고 싶어서 입이 근질근질할 거라고요. 내 생각을 보태고 싶은데, 그것을 꾹 누르고 가만히, 그리고 적극적으로 경청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워요. 사실 방법을 전혀 몰라서 친구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비슷한 세대에 비슷한 경험을 했다면, 다른 차원의 조언이 나오기 어려워요. 그런 것을 생각해보면, 그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그냥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죠.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요?
지금처럼 계속 상담하는 상담사이고 싶어요. 사업을 확장하는 등 거창한 계획은 없어요. 다만, 오늘도 나에게 맡겨진 내담자들을 열심히 돌보고,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래서 그들에게 조금 더 힘을 줄 수 있는 상담사로 오래오래 건강하게 상담하고 싶어요.
저는 하루에 7~8명 정도를 상담하고 있어요. 이게 상담사에게는 엄청 힘든 일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제가 이 일을 지금처럼 계속하려면, 건강도 받쳐주고, 열정도 뒤따라주고, 토닥토닥도 잘 유지가 되어야 해요.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닐 거예요. 그래서 저는, 앞으로 제 건강도 마음도 잘 관리하고, 제가 일할 수 있는 환경도 잘 조성해서, 상담사 이영희의 모습을 계속 유지하고 싶어요.
인터뷰 이민주 인턴 사 진 이영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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