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민택 홀로하(holoha) 대표
지난 2일, 그가 건넨 명함은 특별했다. 자신의 이름부터 부각하기 나름인 명함에 대뜸 기자 이름 세 자를 흰 펜으로 적어넣었다. 명함을 받아들고보니 기존에 인쇄돼있던 문구와 합쳐져 ‘[노진호] 당신 하나면 충분합니다’란 문장이 쓰여있었다.
연중기획 매력시민 세상을 바꾸는 컬처디자이너
NGO ‘홀로하’의 임민택(48) 대표는 이렇듯 개개인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알리는 데 갖은 노력을 쏟는다. 2011년 홀로하를 설립한 그는 ‘문화를 통해 타인을 행복하게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50여개 프로젝트를 수행해왔다. 때로는 무연고 노인을, 때로는 소아암 환자들을 돕고, 유소년 축구대회를 기획하기도 했다. 홀로하(holoha)는 희망(hope)을 사랑(love)으로 전해 사람들을 행복하게(happiness) 하자는 뜻. 임 대표는 “중학교 시절 책을 몰아 읽은 적이 있었는데, 어린 마음에 ‘성공해도 행복하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결론에 다다랐다”며 “행복을 좇다보니 누군가를 돕는 일을 운명처럼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그는 자체 기획한 인성 진로 프로그램인 ‘내가 행복한 교실’에 몰두하고 있다. 잘못된 성공관이 높은 자살률 등 불행한 현실을 만든다고 생각해,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깨닫게 해주는 과정을 담은 프로그램이다. 매일 보는 거울에 응원 문구를 붙이는 행복 거울스티커, 문 손잡이마다 ‘행복을 당기세요’ ‘걱정을 미세요’ 등 스티커를 붙이는 행복 밀당스티커도 이를 위해 만들었다. 그가 기획한 ‘행복챌린지’에도 유명 개그맨을 포함해 500여명이 참여했다. 행복챌린지는 응원 메시지를 말하고 랩에 둘러싸인 사각틀을 얼굴로 뚫는 모습을 찍어 SNS에 공유하는 이벤트다.
행복을 설파하는 그지만, 한때 그는 누구보다 불행했다고 한다. 임 대표는 “1997년 IT 벤처를 세워 내로라하는 대기업들로부터 수십억원 투자를 받았다”며 “그런데 사업이 실패로 끝나면서 나락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후 빚 청산을 위해 2번의 사업을 더 벌였지만 모두 실패했다. “불행의 밑바닥에 있는 줄 알았는데 불행에는 바닥이 없었다”고 한다. 결국 극단적 선택을 기도하기도 했지만 현재 아내의 도움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당시의 실패를 그는 “사회 공헌 프로젝트를 잘 하기 위해 영업·기획·마케팅을 배웠던 시기”라고 말했다. 현재 그는 기업 컨설팅, 사회공헌 사업, 강연에 대리 기사를 하며 프로젝트 기금을 마련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임 대표는 말했다. “행복 진로 교육을 통해 자살률을 1%라도 낮추는 게 목표입니다. 지금은 수능이 어떻고 내신이 어떻고 이런 얘기만 하는데 언젠가 뉴스에서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 제도를 이렇게 바꿨습니다’란 얘기를 하는 날이 오겠죠. 그때까지 계속 힘을 낼 생각입니다.”
노진호 기자 yesno@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무연고 노인 … 소아암 환자 … 이웃 행복기획만 50여 개 … 대리기사 하며 돈 모아요 http://news.joins.com/article/227744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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